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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장에 돈 넣어놨는데, 돈 넣어 두라는 안내문자 왜 보냈냐고 따지는 사람 (진상인 에피소드)
    천태만상 별별일기/진상고객 에피소드 2022. 11. 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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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고객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겪었던 민원인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 위주로 작성하고 있다. 대면 업무, 민원업무로 힘든 이에게 위로가 되고자 소소한 진상인 이야기를 펼쳐본다.

    당시에는 직면하면 힘든 일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냥 웃긴 일이 되어버렸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말이 딱 맞는다.





    #천태만상 별별 일기
    #세상에 별별 사람 다 있다
    #퇴사자 이야기








    키워드 01 # 퇴사자의 기억법


    그냥 기억나는 대로 쓴다. 어떤 노년분의 남성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씩씩 거리면서 몹시 화가 난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돈을 내라는 문자가 왔는데 이게 뭐냐고 다짜고짜 난리부터 친다.

    아, 채무자님 돈내기로 한 날이 다가와서 안내 문자 드린 겁니다. 하고 설명해주자, 자기가 통장에 돈 넣어놨는데 자동이체해놨으니깐 빼가면 되지, 왜 문자를 보냈냐고 화를 내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이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이 노인 분은 돈 내라는 문자안내를 받아서, 자기 통장에 잔액이 부족한 줄 알았다고, 그래서 돈을 더 내라고 문자가 왔다가 생각을 한 것이란다.

    아, 디지털 세대에 걸맞지 않은 노인분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었지만, 그렇다면 전화해서 혹시 돈이 부족해서 문자가 온 것이 물어보면 되는 것을 왜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것일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뒷골부터 당기기 시작한다.
    (이런 서비스직 업무가 내게는 정말 맞지 않는 듯하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아 그렇게 생각하셨냐, 이 문자는 자동적으로 발송되는 거고 돈 넣어뒀는데 받으시면 그냥 무시하면 된다~

    이렇게 설명 살갑게 설명해드리면 되겠지만, 나는 화부터 내는 상대방에게는 정말 좋은 소리가 나가질 않는 성격이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나중에는 내 인내심이나 참을성이 부족한 걸까? 내 성격 문제인 걸까? 내가 다혈질인 걸까?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데 나만 못하는 걸까? 이런 자괴감도 느끼면서 정신병 걸리기 직전까지 간다 정말.)



    자동이체 날에 앞서 혹시 날짜나 금액을 깜빡했을까 봐 미리 안내드린 것뿐이라고 딱딱하게 말씀드리자, 이번에는 젊은 사람이 말을 그렇게 딱딱하게 하냐면서 시비 걸기 시작한다. ㅎㅎㅎ

    (진심 흔한 레퍼토리) 젊은 사람이면, 늙은 사람에게 예의 있게 말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나에게 버릇없이 구는 상대에게 까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일까? 본인이 먼저 나쁘게 말씀하셨잖아요, 저도 그래서 똑같이 하는 거예요라고 대답하면서 전화로 싸우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하면서 따박따박 말대꾸함. 나중에는 민원 맞지만 그마저도 신경 쓰지 않고 퇴사함. 할 말 다하면서 일하고 정신병 걸리기 전에 탈출했음.






    키워드 02 # 정신병 걸리기 전에 탈출완




    요약하면

    노년분: 자동이체 통장에 돈 넣어줬는데, 왜 또 문자 보냈냐

    나: 아 무슨 문자 말씀이냐, 확인해보겠다
    .
    노년분: 돈 다 넣어뒀는데, 부족하니깐 더 내라는 거야?! 뭐야?! (화냄)

    나: 아, 이 문자는 자동이체 전 날에 날짜랑 금액 알려드리는 문자다. 자동으로 나가는 것뿐이다.

    노년분: 아니 돈 넣어뒀으면 빼가면 되지, 문자는 뭐하러 보내 (육두문자 등장)

    나: 자동이체 날 전에 자동으로 안내 문자 나가는 것뿐이다.

    노년분: 그니깐 그런 걸 왜 보내냐고

    : 자동으로 나가는 거라, 제가 안 보내고 그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화를 참는 목소리)

    노년분: 젊은 사람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말투 가지고 시비 시작)

    : 000님이 먼저 저한테 화내면서 말씀하시잖아요. 욕하고 그러지 마세요.

    노년분: 젊은 게 싹수가 노랗다며 소리치고 욕함.

    : 본인부터 친절하고, 친절을 바라세요.



    이런 식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내화 내용 속에서 내가 계속 친절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대한민국도 제정신인 나라는 아니다~

    이런 업무환경 속에서 일하게 하는 회사부터 경찰 불러서 신고해야 함!

    (아, 근데 경찰도 이런 민원 동일하게 시달리겠지. 답이 없다 정말.)


    글 쓰다 보니깐 또 열받는다 ㅋㅋㅋㅋ 저는 기계 조립이나 반도체 가공 같은, 단순 반복-비대면 업무가 체질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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